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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015.02.07] [한·일 경제포럼-토론·질의응답]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 시작되지 않았다”

  • 국제학부
  • 20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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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제포럼-토론·질의응답]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 시작되지 않았다

 

 

최근 10년간의 한국 동향을 살펴보면 1980년대 일본이 떠오른다.” 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명예이사는 6일 한·일 경제 국제포럼 2부에서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고 있느냐는 안미현 서울신문 경제부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도 한국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니와 명예이사는 일본은 당시 엔화 강세에 힘입어 미국 자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가 대부분 실패했다면서 요즘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바탕으로 일본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 같은 전략은 30년 전 일본처럼 대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화 강세인 한국은 아직 드러내놓고 일본 자산을 사들이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그럴 경우 역시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신문과 도쿄·주니치신문 공동 주최로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 경제 국제포럼-·일 경제의 길을 묻다에서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서청원 한일의원연맹 회장, 이 사장,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미즈노 가즈노부 도쿄·주니치신문 상무이사,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어 무엇보다 한국은 20년 전 일본의 상황과 달리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에 진입했다고 본다면서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수요를 개척하는 방식이야말로 한국이 다음 시대를 생각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99.9%에 이르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살리느냐, 핵심 계층인 노동자의 급여를 어떻게 늘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고소득 근로자의 임금은 깎아도 문제없지만 서민·중산층 근로자의 임금이 줄어드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니와 명예이사는 조언했다.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이제부터 (위기가) 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박성빈 아주대 행정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약 4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은 8명의 패널이 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특히 일본 측은 한국의 성장 그래프가 일본과 거의 유사한 패턴으로 가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 속에 전반적으로 수요는 작아지고 전통적 거시경제 부양책에 대한 반응 속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가토 다카토시 국제금융정보센터 이사장은 아베노믹스의 제1화살인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은 주가 급등을 이끌어 일본 경제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면서 일본 여성의 취업률 향상과 해외인재 고용을 위한 조건 개선을 목표로 한 제3화살도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에 구체적인 기여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니와 명예이사는 아베노믹스 제3의 화살인 성장전략에 대해 법인세 개혁, 벤처 산업 가속화, 여성·외국인 등 고용 방식의 변화 등은 과거에도 여러 번 거론된 분야라면서 드릴로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3의 화살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미타 히카루 도쿄신문 경제부장은 아베노믹스의 악영향으로 경제 격차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계층 간 불평등은 일본보다 더 심하다고 알고 있는데 해결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보편적 복지가 아닌 소득 하위계층을 위한 집중적 복지가 답이라면서 교육을 확대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해서 소득 하위계층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계층 간 불평등과 복지비 지출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당 복지 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로 가장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착시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하 원장은 국민연금이 대표적인데 우리는 다른 OECD 국가보다 국민연금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다면서 우리도 20년 정도 지나면 현재 복지 지출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GDP2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학생, 주부, 연구원, 직장인 등 500여명이 몰려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일본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의 니시노 노리히코 대표 등 국내외 정·재계 인사들의 참석도 눈에 띄었다. 국내 방송사와 일간지는 물론이고 행사를 공동 주최한 도쿄신문·주니치신문과 후지TV,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 등도 취재에 나서 강연장에 열기를 더했다.

 

최단아(22··건국대 일어교육3)씨는 강연을 통해 한·일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일본 친구와 만나서 토론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석했다고 말했다. 일본대사관 연수생 아사이 아키히로(26)아베노믹스가 한국과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진단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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